떤선녓 공항에서 그랩 잡아 1군까지
입국장 나오자마자 붙는 호객, 걸어가야 나오는 픽업존, 기사님 전화까지. 호치민 사는 사람이 정리한 공항 탈출 순서예요.
떤선녓 공항 입국장 문이 열리면 제일 먼저 오는 건 더위가 아니라 사람입니다. 캐리어 손잡이를 다시 잡기도 전에 "택시? 그랩? 시내?" 하고 서너 명이 달라 붙어요. 호치민에 처음 오신분들이라면 새벽 비행기로 들어와서 피곤한데 그냥 편하게 아저씨가 잡아주는거 탈까하고 잠깐 흔들릴 수 있어요. 그냥 따라가면 편하지 않나, 싶어서요.
저도 예전에 한 번 공항 앞 택시니까 괜찮겠지라고 생각하고 따라가 봤어요. 1군까지 45만 동을 불렀습니다. 그날 평균 그랩비는 17만 동이었어요.
호치민 공항은 시내에서 차로 20분 거리예요. 세계 어느 공항이랑 비교해도 가까운 편입니다. 그런데 이 20분이 여행 첫인상을 다 잡아먹는 경우를 너무 많이 봤어요. 한국에서 놀러 온 후배들 데리러 몇 번 나가보니 순서만 알면 되는 문제더라고요.
자 이제부터 아래 소개해드리는 순서대로 그랩을 잡으시면 됩니다!
게이트 나오기 전에 인터넷부터 열어 두세요!
그랩은 앱으로 부르는 거라 인터넷이 되야해요. 그런데 짐 찾고 세관 통과하고 문 밖으로 나오면 그때부터 마음이 급해져요. 그제야 유심 사겠다고 부스에 줄을 서게 되는데, 그 줄에 서 있는 내내 호객하는 분들이 옆에 붙어 있습니다. 흥정까지 붙으면 판단이 흐려져요.
제일 편한 건 한국에서 이심을 사서 미리 그랩 앱을 깔아두고, 결제 수단 등록까지 해두세요. 착륙해서 벨트 소리 나자마자 켜는 겁니다. 저도 요즘은 그렇게 해요. 공항 무료 와이파이가 잡히긴 하는데 수하물 벨트 쪽에선 자주 끊깁니다. 인증 문자가 필요한 앱이면 거기서 한 번 더 막혀요.
그러니까 입국장 나가기 전에 그랩 앱부터 켜세요. 목적지 주소 넣어 한번 확인하시고, 프로모션 코드까지 정리해두면 밖에 나가서 할 일이 '호출' 버튼 하나만 남습니다. 밖에서 하려면 열 배는 정신없어요. 짐 지키랴, 말 거는 사람 상대하랴, 화면은 땀에 젖어서 안 눌리고요.
그랩 타는 곳은 문 앞이 아니라 한참 걸어가야 나와요!
여기서 다들 한 번씩 헤맵니다. 그랩 차는 입국장 문 바로 앞에 못 서요. 지정된 픽업 구역이 따로 있고, 국제선은 건물 밖으로 나와 오른쪽으로 쭉 걸어가서 TCP 주차장 건물 쪽으로 들어가야 합니다. 표지판이 크지 않아서 처음이면 그냥 지나쳐요. 캐리어 끌고 5분쯤, 그늘도 별로 없습니다.
차를 부르면 앱에 픽업 지점 이름이 뜨는데, 그 화면을 캡처해두는 게 좋아요. 헷갈리면 노란 조끼 입은 안내 직원한테 화면 보여주면서 "그랩?" 한마디만 해도 손가락으로 방향을 알려줘요.
그리고 대기 시간을 5분쯤 잡고 부르세요. 문 앞에서 부르고 걸어가면 기사님이 먼저 도착해서 기다리다가 취소해버리는 일이 생깁니다. 취소되면 다시 부르는 데 또 몇 분 날아가요. 저는 픽업존 근처까지 걸어간 다음에 호출 버튼을 누릅니다.
그랩 기사님과 연락
배차되고 2분쯤 지나면 십중팔구 전화가 옵니다. 어디 있냐고 묻는 거예요. 물론 베트남어로요. 저도 처음 몇 년은 그냥 못 받고 끊었습니다.
받지 말고 앱 안에 있는 채팅을 쓰세요. 미리 만들어진 문장을 누르면 기사님 화면에 베트남어로 번역돼서 뜹니다. 픽업존 기둥마다 알파벳이랑 번호가 붙어 있으니까, 본인이 서 있는 픽업존 기둥 사진을 찍어 보내는 게 제일 빨라요. 말이 필요 없거든요.
차 번호 뒷자리 네 개는 외워두시고요. 비슷하게 생긴 흰색 차가 열 대씩 줄지어 서 있어서, 번호 안 보고 문 열었다가 남의 차에 타는 사람 한 명씩 봅니다.
요금이랑 시간 (2026년 8월 기준)
- 공항에서 1군 벤탄시장까지 7km 남짓. 안 막히면 25분, 오후 5시부터 7시 사이에 걸리면 50분도 봅니다. 막히는 시간이에요.
- 그랩카 4인승 15만~20만 동, 우리 돈 8천~1만 1천 원쯤이에요. 러시아워나 비 오는 날엔 25만 동까지 올라갑니다. 밤 늦게는 30만동대로 올라가기도 해요. 그랩 사용자가 많을 때는 그랩비가 올라가요.
- 공항 진입 요금이 몇천 동 붙어서 앱에 뜬 금액보다 조금 더 나오기도 해요.
- 현금으로 낼 거면 50만 동짜리 말고 잔돈을 챙기세요. 거스름돈 없다는 상황이 진짜 자주 생깁니다.
- 캐리어 두 개 이상이면 4인승 말고 7인승을 부르는 편이 낫습니다. 트렁크가 생각보다 작아서 4인승 작은 그랩에는 큰 트렁크 두개가 안들어 갈 수도 있어요. 일행이 없다면 앞자리에 실을수는 있습니다.
- 그랩바이크는 절반 값이지만 짐 있으면 포기하세요. 큰 캐리어는 아예 안 태워줍니다.
마지막으로
밤 11시 넘어 도착하면 그랩 픽업존 대기가 20분씩 늘어지기도 합니다.
공항에서 1군 들어가는 길은 쯔엉선 거리에서 시작해서 남끼커이응이아를 타고 내려옵니다. 창밖으로 오토바이가 물처럼 흐르는 구간이 있는데, 처음 오는 사람들은 다들 거기서 휴대폰을 꺼내요. 저는 그 장면을 옆에서 보는 게 좋아서 일부러 아무 말도 안 합니다.
이제는 공항 나오면서 말 거는 분들한테 웃으면서 손만 젓고 지나가요. 그게 제일 빠르더라고요.